나의 이야기

[스크랩] (엄마) 28연대 3중대 2소대 74번 박성환 훈련병 받아보아라.

생각소리 2015. 8. 14. 17:42

성환아, 충성!!

봄이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지 겨울 끝자락에 봄이 매달려 있는지 봄은 쉽사리 오려하질 않네.

환절기에 감기는 안걸렸는지 걱정이 되는구나.

어제 손편지도 부치고 인터넷 편지도 매일 아빠 누나 돌아가며 쓰고 있는데,잘받고는 있는지 좀 궁금하구...

참, 어제는 훈련소에서 문자가 왔더구나.

"아드님은 전우들과 무사히 훈련을 잘 받고 있습니다.걱정마십시요 -육훈소- "

니 전화가 왔으면 억수로 좋았겠지만 이것도 감지덕지 반가웠다.

지난주는 사격 예비훈련을하고 이번주는 화생방 수류탄 구급법을 했다고?

연대장님이 일주일마다 공지해주셔서 우리는 여기 있어도 니가 뭘하는지 훤~히 안다.

화생방 가스는 평생 잊지 못하는 베스트 탑3라던데.....

기관지 안좋은 니 한테는 진짜 독가스일텐데,그도 잘했으리라 믿는다.

 

너 부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시험 적용 부대라던데 , 시험 적용에 실전 적응력을 보여줘~~아들!

다음주면 아마 야외 훈련으로 야외 2박4일에 야간행군 30키로가  있을거고,

날씨가 쌀쌀하다만 이른 야외 캠핑간 셈~치고  또 견디어 보는거지. 힘내! 힘내!~~

다들 불편한거없이 귀하게 자란 넘들이라 정신적으론 다들 미숙아들일텐데

이번기회에 더 다부지고 강한 녀석들로 다시태어 나리라 엄마는 믿어본다.

미운정 고운정 더러운정 냄새나는정, 속속들이 정이란 정은 속성 코스로 다 들어버리는게 훈련소 동기생들이라며?

니 앞뒤 번호 애들 다 좋아보이더라. 잘 사귀어서 나중에 함데려온나.

엄마는 아직 아들이 두 서넛은 더 필요하데~이...

맛있는거 많이 사줄께, 돼지갈비 오리 훈제 ,통닭,피자,회....

 미안타,아들아! 지금 못줘서.....

 

오늘은 기초 체력 측정이 있었겠네 .

아마 이젠 근육통이 통근육으로 바뀌었을것같은데.... 오우~ 우리아들 씩스팩!! ㅋㅋ

오후엔 수계식을 한다구? 꼭받아라.

이번기회에 너를 평생 지탱해주는 지줏대 하나 세운다 생각하고.

심적인 평안을 찾는것도 부나 명예만큼 살아가는데 필요한거더라구.

군대 생활 하는데도 필요할거구,

뭐라고라??   쵸코파이 먹을라먼 필수라고라????     데끼~~

요즘은 종교의 트랜드가 절대자나 신이 아니라 심리학이라데.

니체가 죽인 신이 심리학으로 부활 했다나 뭐라나.....

 

엄마 여유 마~이 생겼제?

니 얼굴도 그래 보이더라.

엄마는 옷오고 1차 사진 올라오고 한 열흘동안은 잠이 안오더니

2차 사진 올라 온것보고 니 얼굴에 여유가 좀 보여 나도 여유가 생기더라.

이런게 모자지간의 이심 전심이라 카나?  

 이심이 니껀지 ?  전심이 나껀지?  희안하더라.....

그래도 아직은 니 사진 볼때마다 눈에서 왠 놈의 땀이 자꾸난다.

서울서  학교 다니면서 1년 떨어져 있어서 그렇게 그립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는데,니도 그렇제?

말로 표현은 못해도 아빠도 누나도 다 그런맘일거다.

너를 훈련소에 혼자  남겨두고 올때는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니 이렇게 또 지나가고 적응이 되는구나.

이별이란게 남은 사람이 슬프고 아픈줄만 알았는데,

왜 두고 떠나오는 사람이 아픈지 오면서 차안에서 내내 울기만 했는데.

엄마는 50 이 다 되서야 인생을 안것같다.

아무리 큰 이별도 어려움도 가족애로 다 이겨낼수 있을것 같고...

이젠 부모님 곰신에 가서 답글도 곧장 달아주곤 한다.

아무래도 "훈련병 엄마의 심리 지침서"라도 발간해야 될것같다....ㅎㅎㅎ

이젠 니가 먹겠다고 한보따리 사다놓고 그냥 두고간 간 쵸코파이도, 니 옷도 눈에 땀 안나고 볼수있다.

근데 MP3에 노래는 왜그리 분위기 삼삼한것 뿐이냐?  머시마가....

엄마도 이런 저런 흔적들이 덤덤해지고 ,너도 담담하게 잘 견뎌내자꾸나.....

병정놀이 하는셈 치고 즐기라했지만 놀이와는 비교도 안되는 현실앞에 힘들기도하겠지만 ....

그리움이 차곡차곡 쌓여 2주일이되고 6주일이되고 21개월도 가겠지?

그 시간만큼 강인하고 씩씩하고 멋져버린 아들로 변해질것을 엄마는 기대한다.

성환아!   이참에 성격도 바꿔버리면 어떨까?

어릴땐 굉장히 쾌활 발랄했는데,  니성격이었으니까 아마 찾기 어렵진 않을거다.

숙제 하나 생겼네 성환이 , 어릴때 성격이란 넘 찾아 귀환하기 -----ㅎㅎㅎ

누나도 편지 자주오제?

신입생이자 한기수 밖에 없는 후배님들이 삼십가까운 인생선배들 밖에 없단다.

동아리에 그런 후배님 모시기에 요즘 목숨건 모양인지, 농보활 때문인지 매일 바쁘다카더라.

바깥세상은 리비아도 일본도 이번 주말이 고비라네 .

지구안의 모든일이 잘 해결될걸 믿으며 다음주에  또 소식전하마.

       

                      -  훈련소 보낸 엄마  -

 

 

 

 

 

 

출처 : 영양초육사회(영양초등학교64회동창회)
글쓴이 : 생각소리(곽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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