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만수 이야기......

생각소리 2015. 8. 14. 18:21

연속극 볼시간인데 요즘 육사모에 완전빠져 애 노트북까지 빼앗아서, 하루종일 짬짬이 놀고있다. 

친구가 ,사람들이 내게 그토록 그리웠던가?

수년전 경옥이 집들이에서부터, 비록 온라인이지만 초기 육사모에서까지 오랜 벗들을 만난다는건

작은 떨림이다 못해 심장에 번개를맞은듯...

신선한 충격이란 말은 이런걸 위해 생긴말이 아닐까??

격세지감이라 하나 결코 격세스럽지 않은 만남....그것이야말로 초등학교 친구들이 아닐까한다.

1,2학년땐 반을 가르지 않고 올라와서 비교적 기억이또렷하고, 6학년땐 또 마지막이라 근간의 기억처럼 남아있다.

근데,5학년때 기억은 마치 백지같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키작은 남자애랑 큰여자애를

 짝지워서 (반대로 큰 머슴애는 작은여자애)앉았는데 난 제일 앞에앉았다.

체격이 다부지고 눈이 부리부리했던 우영철 쌤은 무슨 마음이었을까?

쫄보(영양말로 숫기가 없고 부끄럼이 많아 대인기피증쯤 되는 사람을 일컬었음)였던 내가 뒷동네가서 놀았을리도 없고,

보이느니 칠판이었을테니 기억이 없는것도 무리는 아닐듯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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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사람은 기억에남아있다.   이름하여 제목 처럼 만수다....ㅋㅋㅋㅋ(남사 스러움의 표현)

등하교는 험난한 일이었다. 현1동을 지나서 갈려면 동부빼이 준모가 ,중간으로 갈려면 일동이가, 현2동으로 갈려면 멀고.

그나마 학교를와도 또 괴롭히는 남정네들이 있었으니....학교 폭력 아니었나몰라....

근데, 짝꿍 만수는 책상에 금을 긋지도 않았고 생긴건 동생 같은데 말투는 어른스러웠다.

내가 준비물을 잊어버리고 갈때도 같이쓰면되지 하면서 꼭 제것을 나눠주곤했다.

하나더 기억나는건 공부도 잘했지만 , 태극기를 너무 정확하게 잘 그렸다.머시마가 어찌그리 꼼꼼하던지 최우수상을 받았었다.

그렇게 지내고 또6학년이되고 내사 지가 몇반이 되었는지 또 까맣게 잊고 중학교를가고 고등학교몇학년쯤이던가?....

장터 입구 다리에서 챙 모자를 확 꺽어 쓰고 사과를 팔고 있었다.

지 동생이랑 내동생이 친구여서 감천에서 부모님이 과수원한다는 얘기는 지나가는 풍문으로 들었지만 아는척은 당연히 못했다.

그러고 많은세월이 흘러  결혼을하고 나는 대구에서 울산으로 이사를 왔다.

경옥이 왈~~~ 누구는 어디에서 뭘하고 누구는 또 울산살고..... 만수는 방어진에서 당구장을한다고.....

어~~? 같은울산이니 만나게 되겠지 하고 또 1~2년인가? 다시 대구로 이사를 갔다네..

.친구로 만나는것도 50억겁의 인연으로 만난다더니....

그러고 또 잊어 버렸는데 2년전 대구 체육대회를갔더니 육사모 명단을 주는데 아니나 다를까 만수가 또 울산 산다네....

돌고 도는게 인생이라더니....또 일년을 연락해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작년 여름 ..

 혹시 폰번 바뀌었으면 어떡하지하면서 문자를 보냈는데 ,하루종일 연락이 없더니 저녁때야 누구냐고 전화가왔다.

진짜로 웃긴건 우리동네 사는거야... 그래서 그길로 동네 호프집에서 만났지..........................

어땧을것 같습니까?  여기서 끝맺을까요?  그냥 어색하고 멌쩍었고 그랬습니다...멋지게 회후니 상봉이니 분위기잡을 사이는 아니니..

근데 향우회니 모임이니 나는 지를 자꾸 부르는데 그는 잘 오질 않습니다. 많이 바쁜가보네요...

이런 글까지 썼는데 이제 영양초육사모 가입할겁니다...

그리고 연분홍 잠바에 파마를 뽀글뽀글했던 그눈부신 시절로 마음이나마 돌아갈수 있을겄을...

나는 오늘 만수의 삽짝(사립문밖) 에서 이렇게 용기내봅니다.

"만수야~~! 놀~자~  "

 

 

출처 : 영양초육사회(영양초등학교64회동창회)
글쓴이 : 생각소리(곽종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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