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구식 아줌마 허물벗기!!

생각소리 2015. 8. 14. 17:35

고향에서 산채 한마당을 한다기에 향우회 버스를 타고 꼭두새벽 동천체육관에 집결했다.

다들 고향분들이려니 했더니 아닌분들도 많았다.

그래도 우리고향을 방문 하신다니 너무 고마웠다.

오랜만의 고향 나들이 인지라 창박으로 스치는 풍경과 계절의 변화는 나를 무척 즐겁게했다.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의 배경인 창수령을 넘을땐 이문열씨가 한국 최고의 고개라 극찬한 이유를 알것 같았다.

겨울 싸리나무의 설경이 절박했다면 봄의 창수령은 풍요와 희망 그자체인것 같다.

젊은날, 나도 그 젊은날을 체험하겠다고 시외버스를 타고 넘던 그때는 ,

꼬불꼬불 비포장 도로에 차멀미로 녹초가 됐었는데... 지금은 포장도 깔끔하다.

창밖으로 온통 흰색의 아카시아~~ 누가 악마의 향기라 했던가???

산엔 온통 흰색의 향연, 길가 밭둑엔 온통 노~란 애기똥풀....

고지의 산등성이위로 생겨난 풍력발전 단지는 이색적인 풍광 하나를 더 만들어 놓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하늘이 산으로 내려 앉는다.

안개비가 여인의 허리를 하얀 모시적삼으로 훠이~훠이~ 감아제낀다.

아련하게 살작살짝 보여주는 속살같은 산속을 헤집고 도착한 축제장!!

산채체험은 커녕 어디서 이 비오는 시간을 죽일까 다들 걱정이다.

군에서 운영하는 고추 유통공사(제일 건전한 공기업??)는 필수코스요,

이문열씨 생가(두들마을)와 조지훈씨 생가(주실마을)중에 가까운 주실로~~

유명한 문필봉은 비때문에 안 보였지만 호은종택, 조지훈 문학관,월록서당을 두루 구경했다.

시골 양반 마을은 아직도 품격이 있다. 대문도 없는 남의 집에 들어가 야생화 사진도 찍었다.

평소 야생화들이 감옥살이 한다고 생각했는데,시골집 담밑에 심어진 야생 꽃들은 자연스레 야생에 동화되어 있었다.

금낭화 매발톱 창포, 모란은 그지역이 고산지대라는것을 입증이나 하듯이 울산보다 20여일은 늦은듯했다.

오면서 차창밖으로 얼핏본 금낭화 군락지는 훼손될까봐 나만의 비밀로 간직~~~

점심은 고급 산채밥에 G20(맞나??)만찬주였다는 초화주!! 내입엔 쓰고 독하기만 하다.

비오는 축제장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산나물도 사고 이것 저것 공부에 구경에~~

드뎌~~~ 명성가든으로!!!

35년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많다.조금씩은 늙었지만 조금 얘기하다보면 그시절도 그 얼굴도 다 찾아진다.

3대 거짓말에 하나를 더 추가 할것이 있다면 ,

40년만에 만나도 우리는 늘~

"니는 옛날하고 똑 같네 ,한개도 안변했다"  일 것이다. 이말에 얼마나 많은 뜻이 담겨 있을지????

첫 모임이라 회의가 길어지고~ (얼마만의 진지한 집중들이었던가?),

황금같은 시간이 흘러가고~ ,같이같던 친구들은 하룻밤 묵기로들 하고 나혼자만 돌아오는 버스에 탑승!

올때와는 완전 다른 분이기로 반전~ 풍악이 울리기 시작했다.몇곡하다 그칠줄 알았다.

트로트에 이어 완전 빠른 댄스타임의3시간~~!!

낯설고 어색하다.남자들이 손목을 잡아끈다. 의무적으로 종이컵이 돌아온다. 짜증이 날라칸다.

이런것이 혹~시 묻지마 관광???

취향도 없이 일색이어야 하는곳,사전에 연습하고 온듯 똑같이 잘~논다.

안 논다고 혼이 난다. 다음부턴 오지 말라고~

왜~그리도~ 낯설고 ~ 멀기만한지!

갑자기 내삶의 정체성에 회의감이 온다.다들 이리 잘 석이고 잘 노는데 내가 잘못 산건가?

세상에 적응 못하는 쪼다 등신인가?

나름 열심히 살았고,애들도 잘 자라주는데, 보따리 딱 한번 싸서 친정간적은 있지만....

여기서는 완전 열등 아줌마에다 찌지리 승객이다.

남편은 산길에다 비까지오니 안전벨트 꼭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여기서 안전벨트했다간 완전 몰매맞을 분위기다.

보수적인 남편하고 헛 살았나? 세상살이에 적응도 못했나? 음주가무도 못하고 뭐하고 살았나???~~

딴 친구들에게 얘기했더니 요즘 상체만 흔드는 관관버스춤은  두사람이 통로에 버티고 마주 균형잡으면

술마시고 흔들려도 넘어지지도 않는 다네요...ㅋㅋㅋ

보통의 산악회나 동호회 카페들도 다 그렇게 한다네요... 일종의 문화???

 

왜~ 사냐건 , 그냥~웃지요....  갑자기 이런 싯귀가 생각나네요.....

출처 : 영양초육사회(영양초등학교64회동창회)
글쓴이 : 생각소리(곽종희) 원글보기
메모 :